When I born, I Black
2009. 11. 5. 00:33 카테고리 없음
When I born, I Black
When I grow up, I Black
When I go in sun, I Black
When I scared, I Black
When I sick, I Black
And When I die, I still Black
And You, White fellow
When you born, you Pink
When you grow up, you White
When you in sun, you Red
When you cold, you Blue
When you scared, you Yellow
When you sick, you Green
And When you die, you Gray
And you calling me Colored?
태어날 때 내 피부는 검은색
자라서도 검은색
태양 아래 있어도 검은색
무서울 때도 검은색
아플 때도 검은색
죽을 때도 나는 여전히 검은색이죠.
그런데 백인들은
태어날 때는 분홍색
자라서는 흰색
태양 아래 있으면 빨간색
추우면 파란색
무서울 때는 노란색
아플 때는 녹색이 되었다가
또 죽을 때는 회색으로 변하잖아요.
그런데 백인들은 왜 나를 유색인종이라 하나요?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면 이것이
UN이 선정한 최고의 동시이며
아프리카의 한 어린이가 쓴 것이라고 나온다.
시절이 시절인지라 밑도 끝도 없이 긁어오기 싫어
가급적 원문을(즉 UN에서) 가져올 생각이었는데
내가 들른 어느 블로그, 어느 게시판에서도 원본글의 출처를 링크하지 않았다.
"이거 냄새가 나는데?"
다짜고짜 UN.org에 들어가 보았지만
국제연합의 이모저모를 샅샅이 뒤져볼 수는 없는 노릇이라
검색창(Search UN WEBSITE)에 시구 일부를 입력했다.
과연 검색결과가 와르르 쏟아졌으나, 위 시는 찾을 수 없었다.
(실은 첫 몇 페이지에 없어서 포기했다. 끈기있는 이는 한번 도전해보시라.)
'UN이 선정한 최고의 동시'라는 건 통상 앞에 연도가 붙게 마련인데 그런 것도 없다.
그냥 UN이 선정했다는 걸로 끝이다. 설마 한 번 하고 끝낸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행정...?
아무튼 내가 방문한 UN 홈페이지는 동시 선정 같은 건 안중에도 없어 보였다.
순서가 살짝 뒤바뀐 것 같기도 하지만 혹시나 싶어 가볍게 구글링을 해보았다.
when i born 까지만 입력했는데 입력창에 자동으로
when i born i black when i grow up i black
이라고 검색어가 완성된 것으로 미루어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혼란을 겪은 모양이다.
동지감이라든가 소속감이라든가 하는 따뜻한 감정을 느끼기도 전에
가장 먼저 나온 검색 결과에 나는 그만 경악을 하고 말았으니,
아프리카 어린이가 고사리만한 손으로 크레파스를 쥐고 썼을 거라 생각한 이 시는
http://www.saidwhat.co.uk/quotes/famous/malcom_x/when_im_born_im_black_when_2041
말콤X 가 한 말이었다고 나온다.
그런데 또 어떤 페이지에는
http://rules.wordpress.com/2007/11/06/poem-nominated-by-un-as-the-best-poem-of-2006/
nominated by UN as the best poem of 2006이라니 뭔가 더 구체적이다.
하지만 그러면 2005, 2007 선정작은 어디 있나효...
있을 리 없다.
여전히 출처는 모른다.
누군가 야후에 물었다.
http://answers.yahoo.com/question/index?qid=20081115112336AA7zvt2
거기 채택된 답변에 의하면
by an Anonymous pupil of King Edward VI School, Birmingham, UK.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다.
이쯤 되면 자연스레 눈치채게 된다.
그러니까 이건 그냥 괴담인 거다.
상황에 따라
말콤X가 될 수도 있고,
UN의 총애를 받는 아프리카 어린이가 될 수도 있으며
대영제국의 어떤 이름모를 학생이 끼적인 글이 될 수도 있는 거다.
워낙 좋은 글이기에 사람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퍼나르고 있는 거다.
집요하게 추적하던 나로선 좀 뻘줌해지는 결말인데,
2007년 11월, 러시아인으로 추정되는 어떤 웹서퍼가 남긴 댓글에
내가 하고 싶은 말이 고스란히 쓰여 있었다.
그걸 갖다 붙이는 걸로 이 의문은 일단락 짓자.
i seriously doubt that the un nominated this as the best poem of 2006. I search extensively the UN sote and nowhere could i find any evidence that UN suggested this as the best poem, nor that it suggested any poem at all. Even worse i clearly rememebr listening a disco-house tune which had as its lyrics this poem. I dont questions its quality, but i believe its background story is fake.